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 싸움이 났다. 한두 번 난 싸움도 아니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한국기독교가 무너져 가는구나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뿐이다.
한기총은 기독교 지도자들의 모임이다. 일천만 성도를 자랑하는 한국교회의 대들보 같은 조직이다. 1989년에 설립되었다. 교회의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자 자성의 차원에서 ‘합동’, ‘통합’ 등의 대표적인 교단이 협의기구를 구성한 것이다. 그러나 교단의 분열은 이후로도 계속되어 그 수가 얼마인지는 아마 문화관광부의 종교단체 등록 담당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기총의 하는 일이란 회장 뽑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구제도 하고, 구국기도회도 열지만 다 얼굴내기 위한 수준이다. 그러나 회장은 한 번 해볼 만하다. 이번에도 싸움 끝에 어느 분이 회장에 당선되셨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은 그분의 취임식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대신 보내 축하했다. 큰소리도 치고, 꽤 행세도 한다.
이 단체는 그나마 하는 일이 회장 뽑는 것 밖에는 없는데 그것도 가끔씩 말썽이 난다.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목표로 설립된 단체가 선거 때가 되면 내 편 네 편으로 패가 쫙 갈린다. 음해(陰害), 모략(謀略)의 이전투구(泥田鬪狗)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 돈다발이 돈다. 선거 전문 거간꾼목사들이 등장하여 매표행위(買票行爲)를 서슴지 않는다. 정치판에서도 사라진 금권선거가 버젓이 성직자들 사이에서 횡횡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임 이광선 목사의 고백은 사실 놀랄 사건도, 새로운 사건도 아니다.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세칭(진심인지 분간할 수 없기 때문에) ‘이광선 목사 양심선언’도 결국 회장 권력을 두고 벌인 패싸움의 부산물일 뿐이다.
한국교회의 추락은 끝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추락에 제동을 걸만한 제어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추락의 끝은 결국 파멸일 것이다. 자. 그러면 어찌할 것인가? 먼저 부패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근원을 수술해야 한다.
나는 부패의 제일 근원을 잘못된 목사배출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목사(당사자들은 목회자라고 함)들은 이구동성으로 자기가 목사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요, 은혜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믿는 하나님께서는 결코 함량미달의 지도자에게 자기 백성의 생명을 맡기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다. 그저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자기 의지만 있으면 된다. 여기저기 널린 것이 신학교다. 입학도 쉽고, 졸업도 쉽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연간 엄청난 숫자의 목사 자격증 취득자가 배출된다. 그리고 직장을 찾는다. 전도사, 부목사 자리는 흔치 않다. 미취업자도 꽤 많다. 용기가 있거나, 재력이 있으면 이런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신학교 졸업과 동시에 개척하기도 한다.
이런 분들에게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병리현상을 이해하고 치유할 안목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식사회를 살아갈 교양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통찰력도 부족하다. 과학기술이나 우주나 자연을 설명할 능력도 태부족이다. 물질문명에 대응할 논리도 없고, 황금만능주의 경제관에 일침을 가할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성경은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하나님의 뜻은 왜곡되어 전달된다. 교회에는 은사주의(恩賜主義), 기복신앙이 만연하게 된다. 세속적인 번영신학이 판친다.
어제 종로 조계사에서 노인 몇 분이 "중들 나와라. 예수를 믿으라."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이들 일행은 대웅전 앞에서 메가폰을 들고는 "하나님 때문에 밥 먹고 사는 거다. 부처가 비를 주냐. 비가 와야 농사짓고 밥 먹는 거다."라고 했단다. 부끄럽도다. 이런 사건이 연일 터지는데도 한국교회는 감투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한기총은 당파 싸움 그만하고, 부패의 근원을 과감히 수술해야 한다. 이제라도 목사의 자질을 제고(提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목사배출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글에 대한 생각할 문제들
답글삭제1)환자가 환자를 수술할 수 있을것인가??
2)수술할 의사는 있는가??
3)무엇으로 수술할 것인가?? 답은 성경에서 찾아봐야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