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版 바리새인이 되려는가?
한국교회는 ‘善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노상강도(路上强盜)를 만나 죽게 된 불쌍한 사람을 누가 거두었습니까? 제사장(祭司長)이었나요? 레위 사람이었나요? 그들은 모두 보고도 못 본체 지나갔지만 홀대받던 사마리아인만은 데려다가 정성껏 치료해주었습니다. 여기서 제사장과 레위인은 누구입니까? 성경대로 사는 정통파 유대교 지도자들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목사요, 장로요, 신실한 집사들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하여 껍데기 믿음보다는 믿음의 알맹이에 충실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는 예수님의 황금률(黃金律)을 교회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상숭배(偶像崇拜)하지 말라는 모세의 율법만 알고 정작 그 율법을 완성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말씀은 잊은 듯합니다.
한국교회에는 평화, 용서, 사랑, 나눔, 섬김, 평등 등 기독교의 진리 구현에 충실해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 애쓰는 교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교회에서 그런 것들보다 더 우선시하는 가치가 있으니, 바로 전도입니다. 한국교회는 전도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웃을 얼마나 사랑하느냐로 믿음을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몇 명이나 전도했느냐가 믿음의 척도가 됩니다. 섬김과 나눔을 기리는 상은 없어도 전도 잘했다고 주는 상은 어느 교회나 있습니다. 교회의 지상목표는 부흥입니다. 고대광실(高臺廣室) 교회를 건축하고는 빈자리를 채워달라고 지극정성으로 기도합니다. 교회의 역량은 전도에 집중됩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서도 그대로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자기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옳습니다. 진리를 구현하지 않는 교회는 결국 모래위에 지은 집과 같은 신세가 되고 맙니다. 부흥 지상주의에 빠진 한국교회는 이제 부흥을 멈추었습니다. 교회로 오는 발걸음보다 교회를 떠나는 발걸음이 많습니다. 어찌하렵니까?
유럽의 열강들은 신대륙을 정복하면서 무고한 원주민들을 수도 없이 죽였습니다. 대부분의 종족이 멸절되었습니다. 정복자들 옆에는 선교사가 있었고, 정복지에는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지경(地境)이 확대되었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교회는 갈수록 쇠퇴하고 있습니다. 고색창연한 교회에 교인은 없고 관광객들만 가득합니다. 한국교회는 피로 얼룩진 유럽교회의 宣敎 歷史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지니 조각한 것이나 돌기둥을 세우지 말며 너희 땅에 조각한 석상을 세우고 그에게 경배하지 말라.” 구약 레위기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봉은사에 간 청년들은 이 말씀을 신봉하여 우상이 파괴되길 기원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크게 오해하고 있습니다. 우상이란 하나님의 전능함을 신뢰하지 못하는 자들이 그분 대신에 섬기는 그 무엇을 말합니다. 우상숭배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부처님의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 미물(微物)에 기대어 인생을 헛되이 보낸다면 노하실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이셨지만 아주 싫어한 부류가 있었는데 그들이 바리새인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이라는 형식주의에 빠져 정작 그 율법의 참 뜻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오죽하시면 그들을 보고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라고 했을까요. 한국교회가 아직도 성경을 바리새인처럼 읽는다면 큰일입니다.
청년들이 신봉한 레위기에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발이로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이러한 고기를 먹지 말라.” 레위기에는 이런 식의 율법이 잔뜩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 말씀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돼지고기는 안 먹습니까?
“그들은 눈 먼 사람이면서 눈 먼 사람을 인도하는 길잡이들이다. 눈 먼 사람이 눈 먼 사람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다." 율법주의 바리새인들을 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봉은사에 간 청년들과 그들의 지도자에게 하시는 말씀이자, 율법주의에 눈이 어두워가는 한국교회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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