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한국교회여, 전도하지 말고 사랑하라(4)

전도의 본질은 사랑이다
 
일부 교회의 전도방식은 특이합니다. 그들은 마치 축귀(逐鬼)하듯이 전도하고, 전쟁하듯이 전도합니다. 먼저 전도의 목표를 정합니다. 목표는 지역일수도 있고, 사람일수도 있고, 기관일수도 있겠죠. 정해진 전도대상은 현재 마귀의 지배하에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전도란 그 대상을 악의 사슬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전도란 곧 악의 세력과의 한판 전쟁입니다.
 
그들은 이런 전도방식의 근거를 구약성경 여호수아에서 찾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山地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Anakim)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다.” 부흥을 원하는 교회가 단골로 내거는 구호가 ‘이 山地를 내게 주소서’입니다.
 
사실 이 말씀은 전도가 아니라 역경을 딛고 하늘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성도들이 곳곳에서 부닥치게 되는 훼방꾼들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물리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천로역정(天路歷程)의 인생길에서 우리는 숱한 난관을 만납니다. 그 난관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우리는 뚫고 지나가야 합니다. 그것을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통하여 보여주셨습니다. 즉, 산지란 우리 기독교인들이 극복해야할 난관을 말합니다.
 
이런 전도방식은 평화를 깰 우려가 있습니다. ‘그들을 쫓아내리다.’ 식의 전도는 적과 동지를 가르게 됩니다. 우리만 옳고, 우리만 구원 받는다는 선민사상(選民思想)을 부각시켜 오히려 전도를 방해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전도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좀 길지만 그분의 전도방식을 읽어봅시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를 두루 다니시면서,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며,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백성 가운데서 모든 질병과 아픔을 고쳐 주셨다.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으로 앓는 모든 환자들과 귀신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 환자들과 중풍병 환자들을 예수께로 데리고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그리하여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 강 건너편으로부터,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라왔다.
 
예수님의 전도방식은 고침입니다. 낮고 누추한 곳으로 내려가셔서 돈 없고, 힘없는 백성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장애를 치유하시고, 토색(討索)하고 간음(姦淫)한 자들을 용서하셨습니다.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그러자 많은 무리가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이것이 전도입니다. 전도의 본질은 결국 사랑입니다. 전도하고 싶습니까? 눈물이 있는 곳으로, 고통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눈물을 닦아드리고, 고통을 함께 나누십시오.
 
감히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여, 전도하지 마십시오. 사랑하십시오. 한국교회에는 이미 일천만 성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면 족합니다. 전도보다는 허물어진 교회의 담장을 보수(補修)해야 할 때입니다. 바리새파를 척결해야 할 때입니다. 배금주의를 혁파해야 할 때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전도의 비결을 알려주시는 예수님 말씀입니다. 불신지옥을 외칠 것이 아니라 착한 행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빛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면 전도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사랑에 치중해야 합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많은 교회와 예수님 마음씨를 가진 성도님들께 한국교회라는 총칭(總稱)을 사용하여 심려를 끼친 점 용서바랍니다. 아울러 ‘땅 밟기’ 사건으로 마음이 아팠을 불교계에도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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